햇살이 짓쳐들어오는 기숙사 복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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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짓쳐들어오는 기숙사 복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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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메라모델명 : LG-F180S
  • 촬영일시 : 2014:04:15 07:33:36
  • 셔터속도 : 1/120
  • 조리개 : f/2.4
  • ISO : 100
  • 노출보정 : 0.00eV
  • 초점거리 : 4mm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런던에서 교환학생으로 있었습니다. 

사진은 당시 제가 지냈던 기숙사 복도의 모습입니다. 10명이 살았던 기숙사에서 누구보다 매일 빨리 

일어나는 저였는데... 아침에 일어나 제 방문을 열고 나왔더니 간만에 날씨가 너무나 좋더군요. 

교환학생을 마치고 친구들과 헤어질 시간이 한 달 정도 남은 시간이라 오늘의 이 햇살을 기억하고 싶어 

얼른 핸드폰을 꺼내들고 바닥에 엎드려 사진을 찍었답니다. 

 

복도 중간에 보이는 사진은 어쩌면 저에게 첫 사진 전시를 열었던 공간이 아닐까 싶네요. 

공부가 목적이 아니고 여행이 목적이었던 교환학생을 보내며 학기 중간에도 여행을 다녀오면

찍었던 사진들을 인화해서 저렇게 기숙사 복도에 한가득 붙여두었답니다. 나중에 제일 먼저 

기숙사에서 나오면서 남은 사진들은 친구들끼리 얼마든지 떼어서 가져가도 좋다는 말을 남겼지요. 

 

오랜만에 이 사진이 기억난 이유는.... 아마 요즘 힘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20대 후반의 나이이고, 사실 2015년까지만 직장인의 길에 들어서지 못하면

좋아하는 사진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전공자도 아니고, 특별한 이력도 없는

저에게는 어떻게 길을 헤쳐나갈지 감도 없고 그러다보니 다시 3월 공채를 기다리는 제 자신이 너무 싫네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회라고는 하지만 반만 사회의 모습을 띄고 있는

교환학생 시절 런던에서의 삶이 그리워지는 것은 아직도 제가 너무 나약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어차피 거기도 지금 신분에서 가면 그냥 외국인 노동자로만 보일 뿐일 것을요... 

일요일의 점심 짜파게티 요리사가 되어야만 할 것 같은 시간에 넋두리였습니다. ^^ 

5 Comments
6 망부석JPG 2016.01.24 15:20  
삶에 힘을 주는 사진이군요~ 저런 그런 사진을 아직 찍어보질 못해서 부럽습니다 ^^ (신라면을 끓여먹으며 호로록)
26 stormwatch 2016.01.24 16:08  
지금을 살고 있는 모든 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22 비목어 2016.01.25 00:49  
복도의 빛이 아늑한 골목길 느낌입니다.
19 Michael 2016.01.25 10:36  
조금만 힘을 더 내세요. 지쳐서 포기할것같을때 그때 한발만 더 !! 멀리서 응원 드립니다.
따뜨한 코코아 향기가 풍기는 사진, 감상 잘 하고 갑니다.
4 베지타 2016.02.04 16:01  
영화의 한장면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