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하지 않은 글
사람은 다 달라요. 예술가나 영화감독, 자기 작품 만드는 사람은 생각이 다 다르잖아요. 무조건 자기 스타일대로 살면 다 새로워요. 그래서 새로운 작품이 나오는 거예요. 앞사람을 표절하면 안 된다는 덕목도 그래서 나오는 거예요. 흉내 내면 안 돼요. 그게 글이든 영화든 삶의 스타일이든. 형이 결혼했다고 자기도 결혼해? 촌스러운 거죠.(웃음)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당당한 애정, 하나밖에 없다는 소중함을 가지면 자본이든 권력이든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아요. 자긍심이 있어야 해요. 자유정신만이 자긍심을 가져요. 누가 나를 죽인다 해도 ‘땡큐’인 거죠. ‘내가 무서운가 보다. 내가 당당하게 사는데 내가 죽는다고 해서 무슨 상관이야’ 이런 정신이죠.
김어준 같은 경우 사인해줄 때 이름 쓰고 “쫄지 마 씨바”라고 쓰잖아요. 그 말이 실은 자유정신이에요. 그것을 실천했다는 점에서 김어준을 높이 평가해요. 처음 딱 만났을 때 이런 사람 참 드문데 싶었어요. 자기만의 얘기를 하는 사람이 드물거든요. 김어준이 사람들한테 쫄지 말라고 하는 얘기는 김어준을 따르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따라 하는 것도 김어준에 대한 배신이에요.
- 강신주,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