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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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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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바람에게 묻다

詩人 신성수

겨울바람에게 물었다.

올해는 왜 그렇게 걸음을 서둘러 왔느냐고

사람들 남은 가을 더 담게 조금 더 기다려 주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물어 보았다.

바람은 대답 대신 허리를 한 번 크게 뒤로 젖히더니

큰 소리로 꾸짖는 것이었다.

계절이 제 철에 들지 못하는 것이 내 탓이냐고

내가 그랬느냐고

너는 무엇을 하였느냐고 따져 묻는 것이었다.

그랬다.

나는 낙엽이 마저 떨어질 것만 걱정하였고

가을을 정리하지 못한 것만 서운해 했던 것이었다.

바람의 말이 무서웠다.

계절이 제 철에 들지 못하는 것은

내가 그랬다. 내가 그런 것이었다.

자연이 제 자리에 편히 살도록

나는 아무 것도 해 준 것이 없었다.

자연을 함부로 하면

사람들이 설 곳이 없음을

겨울바람의 꾸지람을 듣고서야 알게 되었다.

나는 어떻게든 몸을 웅크리고 바람을 피해 보려고 하였다.

그러나 움직일수록 바람은 큰 걸음으로 다가오는 것이었고

맞서고 피해 보려는 내 몸짓이

내가 생각해도 우스웠다.

우습다가 초라해졌고 슬퍼졌던

어느 가을날 오후였다.

 

 

오늘은

이 시한 수 읽으며

꿀잠으로 가렵니다

*^^*


 

4 Comments
M NewDelphinus 2016.07.06 11:13  
낭만 있으시네요..시도 읽으시고..학창 시절때 한참 읽었었는데 요즘은 전혀 눈이 안가네요..
29 바람에게묻다 2016.07.06 11:16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즐겨 듣습니다
하하하하


M 온달2 2016.07.06 14:41  
좋은 시입니다~ ^^
'바람에게묻다' 닉네임은 여기에서 유래한 건가요?
29 바람에게묻다 2016.07.06 14:48  
제 닉네임은 전에 블로그 할 때
프로필 사진에 쓰던 글귀였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사지사이트에서 어떤 분이 제 닉네임에 맞는 시가 있다고 추천을 하더군요
위에 시는 아닌 데
시를 한 수 올리려니 그 시가 딱히 떠오르질 않더라고요
^^*

그러다가
이 시가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그래서
시만 올리자니 조금 심심하고 해서
허접하지만
전에 찍어놨던 사진과 함께 올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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