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음...
고등학생 때 UCC 동아리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제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1학년 때 그 동아리는 분명 C언어 동아리였거든요.
알베르 카뮈의 말마따나 저는 고등학생 때 부조리를 느꼈습니다.
평생 스승으로 모시고 싶던 분이 선생들의 시기로 떠났고
C언어 동아리의 맥은 제가 회장이 되자마자 끝났습니다.
새로 동아리를 맡게 된 선생님은 장차 영상 시대가 펼쳐질 거라면서 캠코더로
UCC 촬영에 열중이셨습니다.
저를 포함한 다른 학생들 모두 그 선생님을 이상하다고 놀렸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분 말씀이 옳았네요.
지금은 영상 시대입니다.
저는 C언어와 C++와 C#과 JAVA에 빠져살다가
제 의도와 상관없이 UCC 동아리 회장이 되었습니다.
프리미어 프로라는 프로그램으로 영상을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자연히 저는 영상이라고 하는 하찮은 것에 관심이 없었고
진정 최고의 가치를 가진 무엇인가를 찾아 헤메다 '문학'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세월이 꽤 흐른 뒤
파이널컷 프로를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죠.
잘 모르겠습니다.
사진도 안 하고 영상도 안 하고 다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스튜디오 원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으로 작곡을 했었습니다.
지금도 그 프로그램은 제 컴퓨터에 설치돼있죠.
다빈치 리졸브도 있습니다.
캡처원도 있고요.
한데 제가 원하는 것은 그저 한글 프로그램으로 열심히 소설을 쓰고 그것으로 인정받는 겁니다.
그러나 제 아내도 인정하듯, 저는 소설 대신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영상을 공부해야만 하죠.
영상 시대이기도 하거니와 아내가 영상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언젠가 도움이 돼야한다는 생각에서... 그렇습니다.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는 소설에 대한 열정이 있습니다.
그것은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저의 기대입니다.
타인은 제가 소설을 쓰지 않길 기대합니다.
포기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파이널컷 프로를 지를지 말지를 고민하면서 이 뻘글을 작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