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혁, 거리 안으로 몸을 던지는 사진

박준혁 | 바라나시의 재발견
큐레이션 권학봉
사진: 《바라나시의 재발견》 시리즈 중 발췌 12점

박준혁의 사진은 물러서지 않는다. 강한 흑백과 직설적인 플래시로 거리를 밀어붙이는 그의 시선은, 이제 자극을 넘어 기록의 무게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준혁의 사진은 망설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젊은 사진가가 거리 앞에서 한 번쯤 주저하는 순간, 그는 오히려 더 가까이 들어간다. 인물의 표정과 몸짓, 플래시가 만드는 충돌, 약간 비스듬히 기울어진 화면은 이 작가가 대상을 멀리서 관찰하기보다 먼저 몸으로 부딪히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사진은 조심스럽게 허락을 기다리기보다, 이미 사건의 한복판으로 들어간 몸의 속도에서 시작된다.

이 과감함은 단순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사진의 구조 자체를 바꾼다. 박준혁의 사진에는 많은 사진지망생이 쉽게 넘지 못하는 벽, 즉 거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머뭇거림이 거의 없다. 그 덕분에 그의 사진은 설명보다 먼저 기세로 다가오고, 시각적 쾌감과 압박을 동시에 만든다. 강한 흑백 콘트라스트, 직설적인 플래시, 인물과의 짧은 거리에서 오는 긴장은 그가 무엇에 매혹되어 있는지를 숨기지 않는다. 라이카를 손에 익힌 촬영 방식, 그리고 일본 스트리트 사진의 계보, 특히 스즈키 다츠오의 영향도 화면 곳곳에서 읽힌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모방으로 머무르기보다,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속도와 기세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듯 보인다.

실제로 그의 사진은 잘 정리된 의미보다 먼저 들이치는 힘으로 기억된다. 개가 으르렁거리는 순간, 담배를 문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노인의 얼굴, 머리 위의 골판지 더미를 들고 정면을 바라보는 인물, 웃는 풍선들 사이에 끼어든 아이들의 표정, 시장 한복판에서 몸을 낮춘 채 화면 앞으로 튀어나오는 인물. 이런 장면들은 서로 다른 대상과 상황을 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보여준다. 박준혁은 거리를 멀리서 정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충돌과 긴장을 몸으로 받아내며 프레임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질문도 시작된다. 사진 한 장 한 장의 에너지는 충분한데, 그 에너지가 한 편의 작업으로 모였을 때 무엇을 말하는지는 아직 선명하지 않다. 화면은 세고 스타일은 빠르게 눈을 붙잡지만, 왜 이 인물이어야 했는지, 왜 이 장면들이 계속해서 선택되는지, 그 반복 끝에 어떤 세계가 남는지는 조금 더 밀고 나가야 한다. 거리의 자극을 붙잡는 감각은 이미 충분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감각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자신은 왜 이 장면 앞에서 멈췄는지를 더 집요하게 묻는 일이다.

이 점에서 이번 작가노트는 중요하다. 거기에는 감각적인 장면을 얻겠다는 욕심에서 출발했던 시선이, 뒤늦게 삶의 무게와 기록의 윤리 쪽으로 이동하는 흔적이 담겨 있다. 보기 좋은 피사체를 얻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진 속 인물들이 살아가는 시간과 서사 쪽으로 조금씩 시선을 옮기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아직 그것이 완전히 정리된 작업 언어로 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무엇이 부족한지를 스스로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런 자각은 느리게 오지만, 한 번 시작되면 사진의 방향을 바꾼다.

그래서 지금 박준혁의 사진을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완성된 결과보다도, 오히려 아직 덜 정리된 힘이다. 그는 이미 거리 안으로 몸을 던지는 법을 알고 있다. 쉽게 주저하지 않고, 장면 앞에서 물러서지 않으며, 사진의 순간을 몸으로 밀어붙이는 재능도 분명하다. 이제 남은 것은 그 돌진이 어떤 질문을 향하는지 스스로 붙드는 일이다. 그 방향이 더 선명해진다면, 지금의 거친 에너지는 단순한 스타일을 넘어 자기 언어로 자라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박준혁의 사진은 아직 도착한 사진이라기보다, 아주 빠른 속도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중인 사진처럼 보인다.

[작가 노트]

찰나의 잔상에서 삶의 기록으로: 바라나시의 재발견

처음 마주한 바라나시는 거대한 전시장 같았다. 좁은 골목의 색감, 사람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그리고 생경한 풍경들. 나는 그곳에서 ‘결정적 순간’만을 포착하려는 이방인의 시선으로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다. 감각적인 스트릿 사진을 얻겠다는 욕심은 나를 매 순간 분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며 깨달았다. 내가 쫓았던 것은 그들의 삶이 아니라, 그저 ‘보기 좋은 피사체’였다는 것을.

갠지스강의 물결 위로 흐르는 것은 단순히 빛의 반사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기도였고,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안식이었으며, 또 누군가에게는 치열한 일상의 터전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빛과 손짓 속에 담긴 고유한 서사를 무시한 채, 껍데기만을 박제하듯 찍어온 사진들을 보며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기록한다는 것은 대상에 스며드는 과정이어야 했다.”

이번 여정의 끝에서 나는 다시 한번 바라나시를 꿈꾼다. 다음번 그곳의 공기를 다시 마시게 된다면, 나는 관찰자가 아닌 동반자의 시선으로 카메라를 들 것이다. 그들의 행동 하나에 담긴 철학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에 잠시나마 나의 마음을 포개어보고 싶다.

재미있는 사진보다는 의미 있는 기록을, 찰나의 우연보다는 삶의 궤적을 담는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 그들의 주관적 진실에 다가가고 싶다. 이제야 비로소 바라나시가 나에게 건네려던 진짜 이야기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박준혁

박준혁은 스트리트 사진을 중심으로 작업하며, 강한 현장감과 과감한 거리감이 돋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흑백과 플래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직설적인 화면 안에서 거리의 긴장과 충돌을 밀도 있게 포착하며, 최근에는 시각적 자극을 넘어 자신의 사진이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작업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작가 인스타그램 @assada.p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