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렌즈로 작업한 후 줌렌즈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나름의 거금을 들여 렌즈를 구매한 후 같은 현장에 찾아갔다.

고작해야 며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을 거로 생각했지만 그새 눈은 녹았고 인부가 주변을 거닐었다.

상가의 옥상에선 미성년자들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

누군지 확인해볼게, 하는 소리와 함께 어느 학생이 나와 나를 노려봤다.

  고독한 사물을 찍어 고맙다고 말하려는 이 작업에서 나는 인상적인 느낌을 원했다.

흑백에 포인트 컬러를 줄까, 저채도에 포인트 컬러를 줄까, 아니면 원본에.

나는 시선을 모으고 강한 느낌을 전달해주기 위하여 아주 많은 사진을 ‘내보내기’ 했다.

나는 RAW를 ‘가져오기’하고 나름의 과정을 거쳐 ‘확인’해보고 결국은 ‘내보내기’ 한다.

피아 구분을 위해 스러져가는 계단 아래로 내려온 학생처럼 나는 ‘확인’해보기 위해 ‘현장’에 갔다.

두 번째 가는 길이라 그곳에 고독한 사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관심을 줬다.

군대에서 애용한 M16 A1처럼 A7M3를 이용해 조준하고 발사했다.

포인트를 줬고 컬러를 살렸다.

시선을 끄는, 아주 확 끌어당기는, 작품들을 세상에 ‘내보내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