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분할과 원근법 활용한 최상의 사진 구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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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분할과 원근법 활용한 최상의 사진 구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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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분할과 원근법 활용한 최상의 사진 구성(1)

삼분할 법칙은 균형 잡힌 사진을 만들기 위한 전통적인 방식이다. 하나의 이미지를 가로로 삼등분하고 세로로 삼등분해 분할선상에 주피사체를 위치시키는 것이다. 가로, 세로의 삼분할선을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해, 분할선상이나 분할된 선 사이에 피사체를 위치시킨다. 이를 통해 피사체를 프레임의 중앙에 배치시켜 생기는 정적이고, 무미건조함을 막고, 피사체의 위치를 중앙으로부터 벗어나게 함으로써 좀더 다이내믹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이번에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최상의 사진 구성방법을 알아본다. 12년 전 한국을 방문 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전 편집장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을 강의하면서 강의의 반 이상을 사진 구성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다. 그만큼 사진 구성은 사진가, 특히 포토저널리스트에게는 가장 중요한 기본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학교 수업을 하다보면 학생들은 이러한 기초 구성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그럴 때마다 필자가 학생들에게 하는 말은 간단하다. “나 혼자만을 위한 예술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누군가를 설득하고, 누군가를 이해시키기 위한 사진을 한다면 일단 가장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한 효율성은 효과적인 사진 구성에서 비롯된다.”
최근에 DSLR 카메라들이 엄청난 속도로 보급되고,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중 몇몇은 이제 모든 것을 카메라가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고루한 사진수업은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를 보이곤 한다. 그러나 여기서 큰 오류는 카메라가 자동으로 균형이 잘 잡힌 이미지들을 만들거나, 시각적인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정리해주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사진을 찍는 속도가 빨라진 만큼 사진가는 사진 구성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 결국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구성력을 좌우하는 프레이밍(framing)은 사진가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장에서의 사진가의 구성 능력은 기존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입증된 지침을 숙지해 자기 것으로 만들 때 발휘될 수 있다. 세부지침을 하나씩 짚어 가면서 이해해 보도록 하자.


 


Ⅰ. 삼분할 법칙


    삼분할선상에 주피사페 위치
 
삼분할 법칙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우리가 지주 사용하는 35mm카메라 혹은 이에 상응하는 디지털카메라의 포맷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사진의 포맷은 가로:세로 비율이 3:2로 정사각형에 비해 우리 눈을 좀더 편안하게 만들고, 안정감을 부여한다. 따라서 이러한 3:2의 가로가 다소 긴 포맷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첫번째 관문이다. 그전에 흔히 말하는 ‘두 번 찍기(double take)’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두 번 찍기’는 가로로 한번, 세로로 한번 두 번 찍는 것으로, 늘 동일한 장면에서 가로, 세로를 번갈아 가면서 촬영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전문 사진가들조차 바쁘다는 핑계로 ‘두 번 찍기’를 실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렇지만 습관화해 현장에서 늘 이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두 번 찍기’의 필요성은 카메라를 처음 대상에 맞추는 순간의 판단이 늘 옳을 수는 없다는 데 있다. 따라서 한 장면을 이렇게도, 또 저렇게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두 번 찍기’의 의미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삼분할 법칙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가로, 세로 포맷을 삼분할 법칙에 그때마다 적용하면 좀더 효과적인 포맷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물의 중앙 배치를 피하기 위한 삼분할 법칙은 균형이 잡힌 사진을 만들어내기 위한 전통적인 방식이며, 오랜 세월 동안 화가들이 사용해 온 것이다. 이 방법은 하나의 이미지를 가로로 삼등분, 그리고 세로로 삼등분해 이러한 분할선상에 주피사체(Main subject)를 위치시키는 것이다.




① 피터 K. 버라이언, 로버트 카푸토, 뛰어난 사진을 만드는 비결, 청어람 미디어, 2005, p. 32
② 물론 마음 속으로 그리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최근의 카메라에는 포커싱 스크린(focusing screen) 상에 삼분할 그리드를 만들어 놓은 경우도 있다.




가로, 세로의 삼분할선을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사진가는 피사체를 정확하게 분할선 위에 위치시킬 필요는 없다. 분할선상이나 분할된 사이에 피사체를 위치시켜도 무방하다. 피사체를 항상 프레임의 중앙에 배치시키면 정적이고, 상당히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 피사체의 위치를 중앙으로부터 조금 벗어나게 함으로써 좀더 다이내믹한 느낌을 부여할 수 있다. 주피사체의 위치가 중앙이 아닌 다른 위치에 있게 되면 보는 사람의 눈도 프레임의 가장자리로부터 중앙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집중도를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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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해운대, 2006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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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2 Texax Death Row, Ken Light


 


이러한 삼분할 법칙을 경우에 따라 어떻게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풍경사진을 예로 들면, 풍경사진에서는 무엇을 강조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가로 풍경사진의 경우 지평선과 수평선을 상단 분할선으로 배치할 것인지, 혹은 하단 분할선으로 배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물론 모든 결정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감을 늘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고, 사진의 맥락을 이해하고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하늘에 무언가 극적인 요소가 많고, 강조해야 할 대상이 있다면 지평선은 당연히 하단 분할선으로 옮겨져 하늘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 반대로 사진의 하단 부분에 더욱 많은 정보와 이야기거리가 존재한다면 지평선은 상단 분할선으로 이동해 사진의 아래쪽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하단이나 상단에 특별히 강조해야 할 부분, 즉 ‘강조점’을 세로 분할선에 위치시키면 사진은 전체적인 균형감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사진 1을 보면 왼쪽 전면 세로 삼분할 선상에 피사체가 시선을 사진 안으로 유도해, 오른쪽 가로, 세로 분할선에 위치한 아이에게로 이어져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클로즈업 사진도 마찬가지로 가장 관심의 초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중앙이 아닌 삼분할 선상에 놓으면 좀더 효과적이다. 사진 1-2와 같이 가장 시각적으로 강한 부분인 눈을 중앙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배치해 더욱 강렬한 느낌이 전달되도록 했다.


 


좀더 정교한 인지과학적 차원에서 이야기하면, 우리가 글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이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일반적으로 주피사체를 왼쪽 전면에 배치시키는 것이다. 물론 반대인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읽는 방식을 거스르게 되면 그만큼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은 경감된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주피사체를 중앙이 아닌 다른 곳에 배치하는 또 다른 이유는 움직이는 피사체의 경우 중앙에 위치시키면 전혀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피사체는 피사체가 움직이는 방향 쪽에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 일상적인 방법이다. 이를 통해 이미지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 앞에 공간을 가지고 있는 피사체는 활동성과 방향성을 동시에 가지게 된다. 많은 스포츠 사진기자들이 피사체를 중심이 아닌 곳에 배치시키고, 운동 방향에 공간을 둬 구성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많은 공간을 피사체 앞에 두는 것은 금물이다. 이를 일반적으로 운동 방향의 법칙(Direction-of-movement)이라고 한다.
사진 2와 사진 3을 비교하면 이러한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있다. 사진 2의 경우 차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공간을 가지고 있어 좀더 사실적이다. 사진 3의 경우 차 뒤로 만들어지는 모래먼지는 잘 살아나지만 움직이는 방향으로의 여백이 전혀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사진 4의 경우 운동방향의 법칙을 잘 활용한 경우에 속한다. 사진 속에 새는 도망갈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으면서, 새가 향하는 상향의 대각선 운동방향은 일종의 긴장감을 부여하는 등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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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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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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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인물이 클로즈업된 사진은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까? 이것 또한 지금까지 논의했던 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하면 무방하다. 즉 인물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려는 부분, 즉 눈, 코, 잎 등 한 부분을 프레임의 중앙이 아닌 중앙에서 벗어난 가장 가까운 삼분할선상에 배치하면 좀더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중앙에서 너무 벗어나면 오히려 불필요한 공간이 생겨 비효율적인 구성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자.


(2편으로 이어집니다.) 


글/김성민(경주대 조형예술학부 사진영상학과 교수), 월간사진 2006년 10월호

 

 

 

 

 

 

 

 

 

 

 

 

 

 

 

[이 게시물은 권학봉님에 의해 2018-04-04 21:05:40 사진조명 동영상 강의에서 복사 됨]

8 Comments
22 비목어 2015.08.23 23:52  
좋은글 감사합니다....
읽고 또 읽고 ........,
26 stormwatch 2015.08.24 00:45  
관심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2 비목어 2015.08.24 12:02  
책은 너무 광범이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요
일단 잘정리된 글을 집중해서 읽고 또읽고
책을 다시보니 눈에 쏘옥 들어옵니다...
감사합니다.
M 운영자 2015.08.24 18:00  
좋은 강좌 입니다.
저도 처음 그림 그릴 때 항상 듣는 이야기라 뭔가 강박 처럼 느껴지는데요.
보면, 언어에서 문법이 있듯히 시각에서 어떤 법칙이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2 작은바람 2016.08.04 11:42  
항상 느끼는 거지만 ...  참 쉽지는 않네요 ..  하지만 열심히 생각하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물들이 나오겠지요.  감사합니다.
26 stormwatch 2016.08.04 16:27  
감사합니다

천천히 즐기시다 보면 어느 순간에...^^

날이 정말 덥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구요~~
2 따시기 2017.08.08 16:13  
사진관련 내용을 찾다보면 매번 보게되는내용인데
볼때마다 새롭네요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네요
8 소라빵 2019.09.13 22:45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