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손샛별 《Ephemeral Reality》 | 2024 아트 포 랩 공간공유 프로젝트 [사각지대]
작성자 정보
- 권학봉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463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박하은(독립기획자, 아트 포 랩 디렉터)
독립예술공간 ‘아트 포 랩’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의 후원과 더불어 자체 기획 공모 <2024 공간공유 프로젝트 사각지대>를 통해 작가 1팀(손샛별, 류준열)과 기획자 1팀(송윤지, 그린레시피랩)을 선정하여 오는 6월부터 7월까지 두 번의 기획 전시를 개최한다. 선정된 작가와 기획자는 공모 주제인 “미래를 오늘로 살아내는 방법”을 토대로, 현재를 위해 미뤄지는 미래의 가치들을 오늘 이 시간으로 끌어와 지속하려는 저마다의 예술적 방법론이 적용된 작업들을 미술계와 지역사회에 공유한다.
그 중 첫 번째로 개최되는 류준열(b.1996)과 손샛별(b.1993) 작가의 2인전 《Ephemeral Reality》는 하루살이(Ephemera)의 학명 ‘Ephemeroptera’에서 유래한 것으로, 도시 속 생명 존재들이 처한 일시성의 경계와 허구의 시나리오처럼 허술하게 짜여진 현실의 불가능한 영속성을 탐구하는 두 사진가의 작업을 유비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서울의 한강, 그리고 밀집된 주거 환경을 둘러싼 무분별한 개발과 당사자들을 소외시키는 정치, 행정, 자본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자연환경은 흔적기관 내지는 부산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펙타클(Spectacle)을 우선하는 정책 및 개발 기조로 인해 생명 존재들의 본질적 삶의 터전은 점차 밀려나고 있는 현 상황을 두 작가는 사진 매체를 통해 보다 가까이에서 포착하고 이러한 이미지를 기꺼이 ‘오늘의 얼굴’로서 드러내고자 한다.
류준열(b.1996)은 주로 변두리의 장소성에 관심을 가지고 리서치와 필드트립을 기반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작가로, 본 전시에서는 남양주시의 ‘동양하루살이 대발생’ 현상을 추적하며 한강을 둘러싼 비인간 존재들과 도시의 관계를 탐구한다. 수질정화활동으로 자신의 터전에 복원되어 한강변까지 몰려와 삶터를 꾸린 인간들이 내뿜는 빛 열기에 자연히 이끌리는 하루살이를 엄중한 태도로 재차 몰아내려는 조직된 행정 시스템의 모순적 구조를 탐구한다.
손샛별(b.1993)은 자신을 둘러싼 주변부의 사람들의 근원과 마지막에 관심을 두며 이야기를 수집하고, 사진 매체를 통해 영원한 현재로 잡아두는 작업을 수행한다. 작가는 본 전시를 통해 전세사기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던 서울 일대 주택가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를 나무 가지의 가장 꼭대기를 일컫는 ‘우듬지’에 빗대어 도시 속 생명들의 불투명한 생장조건과 ‘현재’라는 동시성의 감각을 추적한다.
자연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습관적이고도 관념적인 인식 체계의 실상과 고정된 이미지는 손샛별, 류준열 작가의 작업을 통해 전복된다. ‘메가 시티’ 서울의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변모한 자연 및 주거 생태계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사진으로 탐구하는 이들의 작업을 병렬적 화법으로 구사하는 본 전시는 환경으로서의 자연이 아닌 관리와 통제의 대상인 '테라리움(terrarium)'으로 변모한 도시 속 생(生)의 위상을 발굴하고자 한다. 전시를 통해 우리는 인간 사회의 오래된 기억을 구성하는 '자연'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관점을 탈피하여, 현재 진행형인 기억의 시차를 탐지하는 두 젊은 사진가의 관점을 통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자연과 도시, 그리고 인간의 불가피한 공생 관계의 구조를 재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류준열, 손샛별
일정 2024. 06. 15 ~ 2024. 07. 07
초대일시 2024. 06. 15. 11:00
관람시간 11:00 ~ 18:00(월요일 휴관)
아트 포 랩(Art For Lab)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신기대로 33번길 22, B1
0507-1410-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