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옻골마을: 시간 속에 새겨진 역사와 삶의 발자취, 박정일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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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학봉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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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옻골마을은 경주최씨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북으로는 팔공산을 내용으로 옥고개가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동쪽으로는 검덕산(儉德山)과 서쪽으로는 토곡령(土谷嶺)이 그리고 남쪽에는 금호강이 감싸서 흐르는 3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마을이다. 마을 뒷산의 대암(臺巖)바위에서 흘러내린 산줄기는 마을을 동서로 에워싸 내려오고 양쪽 개울을 지형적인 경계로 하여 집합을 이루고 있다. 국가민속문화제 제261호인 마을의 종가 백불고택(百弗古宅)은 제일 뒤쪽 높은 자리에 위치하여 있는데 이곳을 처음 점지할 때, 종가 뒤에는 집을 짓지 말라는 지관의 권유에 따라 종가 뒤의 넓은 평지는 과수원으로 되어있다.
옻골마을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몇 가지 말하면 첫째, 대도시에 인접해 있으면서 전통적인 주거환경 요소가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으며, 둘째, 양반촌의 동족부락으로서의 특징적인 요소가 거의 변질 없이 유지되어 있고, 셋째, 풍수사상에 입각해서 마을의 경관을 설명할 수 있으며, 더군다나 공간적으로 외부와 격리되어 엄격한 영역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자연환경에 적은 영향을 미치면서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방식으로 조성된 비보경관을 가지고 있는 생태 마을이기도 하다. 마을 입구의 400년 수령의 회화나무를 지나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기와지붕을 인 토석담으로 돌담길이 거의 직선으로 이어져 있으며, 고택의 전통 가옥들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와 정겨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나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그 속에 파묻힌 관계 그리고 공간과 사물이 놓인 장소를 바라본다. 이곳은 과거의 시간과 함께 쓸려 지나간 의미의 부재와 새롭게 도래하는 관계의 성립이 자명한 장소이다. 옻골마을과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사라지는 의미나 아직 생성되지 않은 의미들의 혼재 속에서 그들의 삶을 보존하며 그 장소의 지표들이 되고 있다. 나는 옻골마을의 시간을 꼴라주하고 예스러움과 새로움이라는 극명한 반대 방향의 시간이 응집되어 공존하는 현장을 오브제의 이미지로 제시한다.
작가 박정일(Park Jungil 朴正日)
일정 2024. 07. 12 ~ 2024. 07. 18
관람시간 08:00 ~ 18:00
백불고택, 보본당(반계수록 최초교정 장소)
대구시 동구 둔산동 옻골로 195-5
053-424-2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