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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마음이라고 하는 순간 또 틀에 갇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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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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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토요일

분리수거가 가능한 날

엘리베이터를 가득 채운 뒤

낑낑대며 분리수거장에 갔더니 휑하다

경비원의 말씀

3시에 다시 오시오

지금은 2시

1시간 차이인데 어찌 그리 칼 같으신지

나는 눈물을 머금고 다시 집으로

1시간 동안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생일이신 분에게 축하를 전시를 끝낸 선생님께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지금 쓰는 이 글

주르륵 눈물이 흐른다

믿거나 말거나

내 앞에는 아카페라 카라멜 마끼아또

카라멜에 환장하는 나로선

카라멜 글자만 봐도 두근거린다

커피가 잘 맞는 몸은 아니다

머리로는 아는데 손이 가는 걸 어떡해

어제 조계사에서 행사를 찍는데

밧데리가 다 닳도록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러니까 이 손가락이라는 게 마음이 움직이는 거긴 한데

물론 거기에는 인과도 있고 그렇잖아

그런데 이 인과를 벗어나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거지

마음도 마음이라고 하는 순간 또 틀에 갇힌다

그런데 달리 부를 단어가 없어서 마음 마음 하는 것뿐

이놈의 아파트가 토요일 오후 3시부터 분리수거 가능하다고 공지를 한 것도 틀이다

경비원이 무슨 죄인가

인과로 따지고 들어가면 무분별한 입주민들의 횡포에 다다르고 더 들어가면 또 다른 문제점들이 분명 있을 터다

이 틀을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2시니 3시니 할 게 아니라

하지만 별수 없이 틀을 만들어 놓고 어정쩡하게 끼워 맞춰 살아간다

자꾸 어딘가에 걸리고 잡념에 빠져든다

지난 수요일에 반야심경 시험을 보는데

반장인 내가 그걸 못 외워서 백지를 내밀었다

속으로는 이런 생각

내가 부처가 될 사람인데 내가 걸어 다니는 반야심경인데 뭐 어때

그런데 옆지기는 통과했다

한 집에 한 명만 통과해도 되는 거지 뭐

자랑스럽고 부럽다

나는 외우는 게 통 안 된다

사실 3시에 분리수거하는 것도 까먹었다

헤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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