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로의 "작은" 여정(캄보디아편 #1)

사진 에세이

경계로의 "작은" 여정(캄보디아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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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은 대장님의 영상을 표절해 보았습니다. 혹시 불쾌해 하시려나요? 그럴 여지가 있다면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경계로의 여정 영상을 너무

좋아해서 팬심으로 표절해 보았습니다. 대신 아직 저는 미숙하니까 "작은" 여정으로요. 며칠 전에 캄보디아를 다녀 왔는데, 저 한테는 아주 좋은 기억이어서 사진으로 남은

기억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항상 사진의 퀄리티에 대한 자신은 없고 고민이 많다가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습니다ㅎㅎ 그냥 여행기 식으로 해서 이야기를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사진도 좋아하지만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또 서로 공감하는 것에 큰 감동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냥 캄보디아에서

본 것, 느낀 것을 적되 사진을 이용하면 이곳 취지에도 맞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네이버나 구글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찾아서 적을 수도 있지만, 저는 그냥 제가 느낀 것을 기반으로 쓰려고 합니다. 정확치 않은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니 항상 유념

하셨으면 좋겠고, 글 읽기 싫으신 분들은 그냥 사진만 보셔도 됩니다. 그리고 그냥 캄보디아에 대해 궁금하시거나, 캄보디아 여행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흥미 위주로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캄보디아편 #1 - 툭툭이

 

  오늘은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이동수단인 툭툭이에 대해서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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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오토바이 뒤 쪽에 사람이 탈 수 있는 칸을 만들어 놨고요. 뒷 자리는 서로 마주 보고 앉을 수 있게 돼 있는데, 4명 정도는 탈 수 있지만 그러면 아마 많이 좁을 거예요.

처음 여행 갈 때 '툭툭이를 어디서 구할까? 호텔에 예약하라는데 어렵지 않을까?' 등의 고민을 했는데 이런 고민은 정말 쓸 데 없는 고민입니다. 모든 호텔과 관광지, 어디를 가도 언제든 툭툭이가

있고 기사들이 먼저 와서 말을 걸고 호객 행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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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묵었던 호텔 앞이고, 항상 툭툭이는 대기 중입니다. 저 중 가장 왼쪽에 있는 사람이 제가 이틀 동안 같이 다닌 기사입니다. 처음에 이름을 물었더니 스리엔이라고 대답했는데 나중에 다시 얘기하니

Soda(소다)라고 하네요. 거짓말을 했던 건지 의사소통이 꼬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관광객들을 많이 접해봤기 때문에 영어를 어느 정도 합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대학까지 나온 사람보다

회화는 훨씬 나은 거 같아요. 영어를 유창하게 할 필요 없이 그냥 "투데이 앙코르와트, 타 프롬, 앙코르 톰 고고, 앤드 컴백 호텔, 앤드 고 투 나이트 마켓 이브닝, 하우머치?" 이렇게만 하면 대화가 다 됩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앙코르와트 쪽을 실컷 돌고 호텔에 돌아왔다 마사지 받으러 가고, 저녁에 야시장까지 본 후 21시에 돌아오면 15달러를 달라고 합니다. 흥정을 하면 12달러까지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강경하게 나오기에 저도 그냥 오케이했습니다. 근데 이게 아주 편한 게 제가 관광을 가면 짐도 맡아주고, 구경하고 돌아오면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개인 기사인데

호텔에 들어가서 씻고 나올 테니 한 시간 뒤에 만나자고 하면 딱 시간 맞춰 옵니다. 야시장 가서도 9시쯤 보자고 하면 당연히 어김없이 와 있구요. 15달러를 주면 하루 종일 교통수단을 걱정할 일이

전혀 없습니다. 서로 고객을 데려가려고 혈안이기 때문인데 이 정도면 꽤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앙코르와트와 다른 사원들 사이 거리가 저 툭툭이를 타고도 15분씩 걸리고 시엠립(도시 이름)

시내까지 나오는데도 15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걸어다니기가 아주 힘듭니다. 날씨 역시 아주 덥구요. 무조건 뭘 타긴 해야 돼요ㅋㅋ

 아무튼 보통 15달러 정도를 요구하고 톤레샵 호수나(약 40km) 아주 먼 거리를 가면 추가 요금을 요구합니다. 엑스트라 차지를 달라구요. 근데 제가 가보니 진짜 멀긴 멀더군요. 추가 요금 줄 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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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식으로 타게 되는데 타고 있으면 꽤 편하고 재밌습니다. 물론 도로가 안 좋으면 많이 덜컹거리기도 하는데 재밌게 탈 수 있는 정도이고, 사방이 뚫려 있기 때문에 관광하기도 아주 좋습니다. 물론 먼지가 많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기도 합니다. 저는 혼자 탔기 때문에 짐도 편하게 실었구요. 저렇게 가다가 멋진 곳이 있으면 "스톱 스톱! 아이 원트 투 테이크 포토" 하면 "오케이 오케이. 포토 오케이. 아이 윌 웨이트 히얼" 하고 세워줍니다. 그러면 냉큼 내려서 사진 찍고 올라 타고요. 그리고 간단하게 "아이 원트 투 씨 썬셋, 웨얼 이즈 굿?" 이렇게 물으면 석양 보기 좋은 곳도 가르쳐 주고, 재래시장처럼 사람 많이 모이는 곳도 알려주기 때문에 간단한 가이드 역할도 됩니다.

저는 마사지를 한번도 안 받아 봐서 물어 봤는데 계속 여자 필요하냐고 묻더군요ㅎㅎ 3일 내내 그렇게 묻던데 그런 곳에 데리고 가면 인센티브가 떨어지는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습니다. "온리 마사지 오케이?" 했는데도 "캄보디아 레이디 굿" 하면서 계속 설득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뭔가 콩고물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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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는 재래시장 앞입니다. 캄보디아에서 툭툭이는 너무 많아서 탈이지 절대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저렇게 뒤쪽에 광고판 같은 게 있는데 어떤 것은 아우디나 BMW 로고가 있고 배트맨이나 아이언맨

처럼 영화 캐릭터 로고 그려져 있기도 합니다. 개성 있는 툭툭이들이 많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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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시장에서도 역시 줄줄이 서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야간 사진은 노이즈도 심하고 특히 화질이 안 좋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렇게 서 있다가 계속 와서 툭툭이 필요하냐고 묻고

여자 필요하냐고 계속 묻습니다. 큰 도로에 나가면 오토바이 전용도로가 있을 정도로 오토바이가 많습니다. 시엠립에서 가장 큰 도로에 가도 신호등이 거의 없고 오토바이가 차들 사이로 막 누비고

다닙니다. 그냥 왼손 들면 좌측 깜박이이기 때문에 서로 먼저 밀어 넣는 사람이 이기는 식이라 솔직히 도로 사정은 조금 위험합니다. 뭐 그래도 알아서 상대방이 멈추고 하기 때문에 사고가 나지는 않지만,

오토바이가 많은 만큼 젊은 애들이 좀 더 배기량이 높은 오토바이를 타고 폭주를 뛰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양보도 안하고 험하게 운전하기 때문에 위험해 보이구요. 가이드는 툭툭이가 위험해서

잘 타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부분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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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콩 사원을 구경하고 나오니 저렇게 자고 있네요. 저렇게 누워서 쉬는 경우도 있고 내부에 대각선으로 해먹을 걸어서 누워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캄보디아는 해먹이 굉장히 많아서 큰 식당에 가면

밥 먹고 누워서 쉴 수 있게 해놨습니다. 저렇게 누워있다가도 제가 오면 벌떡 일어나서 웃으며 반깁니다. 피곤하고 힘들 거 같아 좀 더 쉬라고 해도 항상 적극적으로 "웨얼 위 고?" 하고 묻습니다ㅎㅎ

기다리라고 하든, 언제 다시 오라고 하든 언제든 오케이하고 웃기 때문에 제가 미안해질 정도였습니다. 진짜 관광하기 좋은 시스템인 것 같아요.

  지붕 밑에 걸려 있는 끈같은 것이 손잡이입니다. 잡고 있으면 편해요. 그리고 비가 오면 그 손잡이 안쪽으로 말려 있는 비닐을 펼쳐서 묶어 줍니다. 기사는 비옷을 입고요. 안쪽에 있으면 조금

덥긴 하지만 아주 아늑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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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간에도 밤에 다니는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호텔 주변에 야경 찍을만한 게 있나 싶어 돌아다녔는데 계속 기대를 품고 말을 걸더군요. 아무튼 이렇게 해서 툭툭이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어요. 우리나라보다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에 생긴 교통수단이지만 거리나 환경을 생각할 때 이만한 수단도 없는 것 같습니다. 또 나름의 재미가 있고 시야가 확보 되기 때문에 구경하기도 아주 좋구요. 타고 가다가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동영상도 찍고요.

  다른 좋은 구경거리도 많았지만 돌아와서 생각하니 툭툭이 타고 다니던 게 제일 생각이 많이 납니다. 저 툭툭이 기사와 얘기도 많이하고 시가지나 아주 촌구석의 시골길도 달려봤고요. 블랙박스처럼

그 풍경들을 다 저장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습니다. 다시 한번 꼭 타보고 싶어요. 앙코르와트를 보러 간 것도 있지만 저는 현지인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고 싶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 열흘 정도 여유를 두고 가서 저 사람들과 술도 마시고 얘기도 많이 하고 그래 보고 싶네요. 그렇게 여유있게 지내면서 사진도 많이 찍고요. 사실 저는 촉박하게 가서 급하게 다닌 감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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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공항에서 헤어지기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당연히 마지막 날 공항까지도 태워줍니다. 연락처를 주면서 제가 오든 친구가 오든 꼭 본인에게 연락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적어도 제가 본

바로는 항상 저렇게 웃고 있었습니다. 캄보디아가 미소로 유명한 나라인만큼 찡그리는 걸 볼 수가 없습니다. 지나가는 폭주족에게 화를 낼 때도 잠시 뭐라 했다가 저를 보면 웃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잘 웃지 않는다는 인상이 있어서인지 저런 미소가 아주 좋았고 자꾸 기억이 나네요. 다 합치면 3일을 같이 다니게 된 셈인데 밥도 같이 먹고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항에서 헤어질 때 아주

아쉬워하면서 바이바이 했고요. 항상 관람을 하거나 호텔에 잠시 들어갈 때 어디서 기다릴지를 알려주고 언제 만날지를 정합니다. 그러면 영어로 "유 웨이트 히얼? 컴백 식스?" 이런 식으로 대화를

했어요. 공항에서 마지막 헤어질 때 제가 "유 웨이트 히얼?" 하니까 잠깐 뭐 가지러 다녀 온다는 소린 줄 알았는지 "오케이" 하더군요. 그래서 한국 갔다 올 건데 계속 기다릴거냐고 했더니 그제야

제 농담을 이해하고 웃더군요. 아무튼 마음 편해지고 기분 좋아지는 웃음을 많이 봤습니다.

 

  아무튼 툭툭이에 대해서 쓰고 사진도 올려 보았습니다. 툭툭이에 초점을 맞추느라 썩 좋지 않은 사진도 올리고 했으니 이 점은 너그럽게 봐 주세요. 그리고 항상 말씀 드리듯이 사진이나

보정에 대한 조언은 언제든지 감사합니다. (사진은 지금 양이 많고 이 글을 쓰기 위해 보정을 많이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몇몇 사진은 아마 찍을 때 급해서 실수로 만진 거 같은데 조리개나 셔터

속도가 이상하게 잡혀 있네요...급하게 꺼내 찍는다고 확인을 못했나보네요. 왜 그랬지ㅠㅠ)

  편하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권학봉님에 의해 2016-09-13 07:27:06 포인트 갤러리에서 복사 됨]

3 Comments
M 권학봉 2016.09.13 07:26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툭툭기사분이 정말 마음씨 좋게 생기신것 같습니다.
저번에 와이프랑 같이 갔을때는 툭툭이 공장에 가서 견학도 하고 왔죠. ㅎㅎ
제목도 멋집니다. ^^ 작은다고 하셨지만 큰 여정인것 같아요.
그리고, 사진에세이 게시판에도 복사해 놓을께요. 이렇게 사진 뿐만 아니라 글도 같이 보는게 에세이에 더 어울리는듯 해서 말입니다.
그럼 다음편 기다리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3 루메트리 2016.11.07 03:31  
ㅎㅎ 좋은 구경했습니다.
1 아자 2017.01.10 18:40  
좋은 뚝뚝이 기사를 만났군요.
역시 인상이 중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