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추천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여기 계신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 것 같은 생각도 많이 들지만, 저도 우연히 알게 되어서 혹시 모르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홈페이지에 검색해보니 전시회 관련해서 포스팅이 한번 된 적이 있네요. 2015년에 우리나라에 개봉 했던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라는 영화입니다. 사실 영화라기 보다는 다큐멘터리죠.
우연히 알게 돼서 봤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초보인 제가 보기에도 너무 멋진 사진들이고, 또 이런 사진은
실력만 쌓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시선이나 관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아직 안 보신 분들은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간단하게 소개를 할게요.
어떤 청년이 역사 과제인가를 하기 위해 경매장에 가서 예전 필름을 380달러에 구입합니다. 그리고는 과제에 쓸 일은 딱히 없어서 쓰지 않고
구석에 처박아 두다 나중에 열어봤는데 본능적으로 보통 사진들이 아님을 느낍니다. 그 안에는 "비비안 마이어"라는 이름만 있고 다른 정보는
전혀 없었죠. 호기심을 느낀 청년은 수소문해서 다른 사람에게 팔린 필름들도 사 들이고, 비비안 마이어가 예전에 살던 집에 가서 소지품들을
구해 옵니다. 알아보니 비비안 마이어는 얼마 전에 사망했다는 걸 알게 되고요. 그렇게 모아들인 필름이 모두 해서 15만 장이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알아봐도 그런 이름의 작가는 없었고 전혀 명성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무려 15만 장이라는 사진을 찍었음에도요. 그리고
청년은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고 좋은 반응을 얻습니다. 이후에는 근처 공립 문화센터에 조그맣게 전시를 하는데 큰 관심을 받고 본격적으로
비비안 마이어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그려진 영화입니다.
전문가들조차 "유머"와 "비극"에 대한 시선이 훌륭하다며 극찬하는 사진이었는데 왜 세상에는 공개되지 않았을까요? 과연 그녀는 누구고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요? 영화 내내 그녀의 사진이 조금씩 공개가 됩니다. 사진을 오래 하신 분들은 이미 그녀의 사진은 보셨을 테고, 저 처럼
초보분들은 한번 보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 후반부로 갈수록 그녀의 삶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게 되는데 그 부분도 저는 좋았어요.
혹시 비비안 마이어라는 사진가를 모르셨던 분, 혹은 알긴 하지만 이 영화가 있다는 걸 모르셨던 분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가 찍고 싶은 사진들과 맥락이 참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런 사진들이 참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