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결혼식 스냅사진을 찍어주고 오는 길입니다. 무기력하네요.
언젠가부터 지인들 결혼식 스냅사진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저 혼자 다 찍는 건 아니구요,
퍠키지로 계약된 원판+스냅말고 신랑, 신부가 개인적으로 스냅을 한 명 더 섭외하는 그런 식으로..
4,5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아무것도 모르고 Av모드에서 조리개만 만지다가,
ISO감도설정범위 조정으로 ISO를 조금 만져보고
적정노출과 하이라이트에 대한 이해로 M모드 다루게 되었고,
60D로 시작해 6D, 그리고 이제는 6D mark2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뭐 그리 실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사진을 부탁했던 지인들과 얼굴을 붉혔던 적도 없고,
다른 지인들도 계속 부탁을 해왔던 걸 보면
그렇게 못 봐 줄 정도로 사진을 찍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Av모드로 조리개만 만지며 사진을 찍던 시절, 이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왜 내 사진은 사진마다 밝기가 다 다른가 ? 분명히 초첨을 맞추고 사진을 찍었는데 왜 사람들이 어둡게 나올까 ?'
어렵기만하고 답답하기만 하고..
이 취미를 정리하려고 하다가 M모드로 사진을 찍게 되면서 사진이라는 취미를 계속 이어오게 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답답함이 있습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조명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노출을 맞출 수가 있는 건가 ?'
'얼굴쪽에는 조명하나 없이 식장 뒷 편에서 롱핀으로 신랑, 신부를 쏘아대는 조명 속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
'하얀 드레스를 일곱색깔 무지개 드레스로 만들어버리는 상황에서 어떻게 화이트밸런스를 맞춰야 하나 ?'
'같은 조명 값인데 찍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화이트 밸련스는 어떻게 맞춰야 하나 ?'
....
메인작가님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 한다는 이유로
스피드라이트를 쓰지 않고 고감도로 사진을 찍어왔지만 실제로는 스피드라이트를 쓸 줄 몰라 늘 고감도로 찍어왔습니다.
스피드라이트를 제대로 써 보고 싶어서 학원에 등록해 강의도 들어왔지만..
크게 바뀐 건 없었습니다.
커리큘럼은 커리큘럼일 뿐인 학원이었던지라...
....
오늘도 평소처럼 고감도로만 사진을 찍었으면, 답답한 문제들은 내 실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그렇게 넘어갔으면 좋았을텐데...
괜히 스피드라이트를 들고 갔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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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스트로비스트, 스피드라이트, 스트로보..
명칭이야 어찌되었든 '빛'에 대한 책을 준비 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기대가 되고, 기다려집니다.
라이트룸을 그 정로 쉽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으니
'빛'에 대해선 또 얼마나 쉽게 설명을 해주실까...
.....
푸념이 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