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로의 "작은" 여정(캄보디아편 #4)

사진 에세이

경계로의 "작은" 여정(캄보디아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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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로의 작은 여정(캄보디아편 #4) - 앙코르와트

 

  사실 이거 세 시간 들여서 다 써놓고 완료 눌렀는데 날아갔습니다... 엄청 길게 썼었는데... 부서지는 멘탈을 부여잡고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당 섭취해서 다시 쓰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할 수 있다...ㅠ

한번 써봤으니까 더 빨리 할 수 있겠지요.

 

  이걸 쓰면서 대장님의 영상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정말 이 영상은 계속 봐도 질리지가 않네요. 태국에서 한 소녀와 러이끄라통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정말 모델도 너무 좋고 사진들이 너무 좋습니다. 이 사진들을 보면서 조명의 위력도 많이 느꼈고요. 경계로의 여정은 아무리 봐도 명작 같네요ㅋ

 

  오늘은 앙코르와트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보여드리고 싶은 사진도 많고 하고 싶은 얘기도 많아서 따로 한편으로 잡았습니다. 앙코르와트는 12세기 초에 수리아바르만 2세라는 왕이 지었습니다. 당시는 힌두교가 국교였기 때문에 힌두교 양식입니다. 앙코르는 왕의 수도, 도시라는 뜻이고 와트는 사원입니다. 그러니까 앙코르와트는 신전 또는 사원 건물입니다. 조금 더 배경을 설명하자면 약 천년 전에 캄보디아에는 앙코르 제국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앙코르와트 쪽이 그 앙코르 제국의 수도가 있던 곳이죠. 그래서 앙코르와트 뿐만 아니라 주변에 다른 사원들과 도시 양식이 밀집해 있습니다. 그러다 15세기에 이르러 앙코르 제국은 전쟁에 크게 지고 패망하면서 모든 국민이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고 이 곳은 사람들에게 잊혀집니다. 그러다 1800년대 중반에 식물학자인지 무슨 학자가 숲 속을 헤매다 발견하게 됐답니다. 그리고 1900년대에는 베트남 등과의 전쟁에서 앙코르와트가 많이 손상되었고 강대국에서 약탈도 많이 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훼손이 심해졌다고 하네요.

  혹시 앙코르와트 쪽을 관광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조금 더 설명을 드리자면 앙코르와트를 검색하면 앙코르와트, 바이욘사원, 바푸욘사원, 타프롬사원, 앙코르톰, 코끼리 테라스 등의 유적지 이름이 줄줄 나옵니다. 여기서 앙코르톰이라는 단어는 따로 신경쓰실 필요가 없어요. 왜냐면 앙코르톰은 가로, 세로 직경이 3km에 이르는 하나의 도시이고 그 안에 바이욘사원과 바푸욘사원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크게 보면 앙코르와트, 바이욘사원, 타프롬사원 이렇게 세 곳이 메인이고 큰 곳입니다. 가이드를 써도 이렇게 세곳을 안내해줍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이렇게 세 곳을 꼭 간다고 생각하시고 시간이 되시면 주변에 바푸욘 사원, 코끼리 테라스, 마카이사원(석양 보는 곳) 등을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가이드와 돌면 앙코르와트가 2~3시간, 바이욘사원 1시간, 타프롬사원 1시간 등이 걸립니다. 저처럼 하루 더 가시거나 또 가셔서 자세히 보셔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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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와트에 도착하게 되면 가장 먼저 보게되는 광경입니다. 보시면 앞으로 강이 흐르는 걸로 보이는데요. 저것은 앙코르와트를 둘러싸고 있는 인공 해자입니다. 해자는 성이나 중요 건물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이나 강을 말합니다. 따라서 가로 1.5km 세로 1.3km의 앙코르와트를 저렇게 인공 해자가 둘러있는 걸 볼 수 있구요. 툭툭이를 타고 앙코르와트로 가는 길에 계속 저 해자와 해자 건너 숲만 보입니다. 가이드가 저기 보이는 숲 안쪽에 앙코르와트가 숨어있다고 하더군요. 아직 보지도 못했는데 스케일이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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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코르와트로 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저 다리는 무지개다리라고 불립니다. 여기서 봤을 때 제가 사진을 찍는 제가 서있는 곳이 인간 세계를 의미하고, 반대편 앙코르와트 쪽이 신의 세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다리는 인간계와 신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자 마자 보이는 것은 외벽으로 빙 둘러있고요. 안에 들어가면 다시 잔디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저 외벽에 보면 입구가 여러개 있는데 탑처럼 높게 올린 입구가 세 개 보이실 겁니다. 저 중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은 원래 왕만 드나들던 곳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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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앙코르와트를 바라보고 건너던 중 왼쪽으로 본 해자 풍경입니다. 구름이 아주 멋지죠? 캄보디아에서는 저런 멋진 구름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 구름이 언제 소나기를 몰고 올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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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제가 건너던 다리의 바닥인데요. 보시면 돌덩어리 하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가이드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국토의 80%가 평지이고 저런 돌을 구하기가 힘들답니다. 그래서 저 앙코르와트에서 약 50km 떨어진 산에서 저 석재를 대부분 구해왔다고 하는데요. 보시면 뚫려 있는 구멍이 운반을 위해 밧줄이나 막대를 꽂은 구멍이라고 합니다. 작은 것은 사람이 옮기고 큰 것은 코끼리가 끌고 왔다네요. 박물관 같은 곳에 가면 그 운반 장면을 모형으로 만들어 놨습니다. 제가 잘못 들은 것인지 50km를 그 당시에 옮길 수 있는지 신기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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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나가"라고 하는 신화 속 동물입니다. 머리가 아홉 개 달린 뱀의 형상인데 힌두교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저 나가가 일본, 중국,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로 넘어와서 용이 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후에 바이욘사원으로 가면 저 나가 위에 가루다라는 새가 올라타 있는 석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루다는 불교의 상징이라죠. 바이욘사원은 앙코르와트보다 100년 정도 뒤에 지어졌는데 그 당시에는 불교가 들어와서 성행했다고 합니다. 당시의 왕이었던 자이야마른 7세는 아주 훌륭한 성군으로 불교와 힌두교의 조화를 중요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이욘사원은 기본적으로 불교 사원인데 힌두교 양식과 섞여 있습니다. 앙코르와트는 힌두교 사원이구요. 저 나가상은 앙코르와트 전체에서 가장 잘 보존된 나가상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잠깐 가이드 얘기를 하자면, 앙코르와트에 가시면 하루 정도는 가이드를 쓰실 것을 강력히 권장하고 싶습니다. 하루에 50달러 정도를 줘야 하고 앙코르와트, 바이욘사원, 타프롬 사원 세곳을 같이 다닙니다. 그런데 유적지다 보니 그냥 보면 크고 멋지고 오래된 건물이지만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무지개다리라거나 나가, 건설 배경이나 석재 운반법 등 아마 가이드가 없었다면 전혀 몰랐을 거예요. 오늘 이어지는 설명도 대부분 가이드에게 들은 것인데 앙코르와트는 알수록 더 재밌고 신기합니다. 그래서 50달러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부에 앙코르와트의 중심이라거나 벽에 기대 가슴을 치면 소리가 울리는 통곡의 방이라거나 재밌는 곳이 많아요. 그런 곳도 가이드가 없으면 그냥 모르고 지나가기 딱 좋습니다. 아무튼 가이드를 꼭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자 이제 아까 보셨던 외벽 입구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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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로 들어서자 마자 비슈누 석상이 있습니다. 비슈누는 원래 팔이 네개인데 국가에 위기가 오거나 국민들을 구제해야 하는 긴급 상황이 되면 팔이 여덟 개가 된다고 합니다. 저 석상을 만들 때는 국가적인 위기 상황이었나보네요. 저 석상 앞에서 제사를 지내거나 절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앙코르와트가 바로 저 비슈누 신에게 바치기 위해 지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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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으로 들어오니 넓은 잔디밭 위로 석재 다리가 설치돼 있습니다. 보시면 양쪽으로 난간이 멋지게 장식되어 있죠. 오늘 계속 해서 이런 장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될 텐데요. 앙코르와트는 규모가 엄청난 것도 대단하지만 그 넓은 곳을 저렇게 디테이한 장식으로 가득 채워놨다는 게 정말 불가사의입니다. 심한 말로 진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건물입니다. 앙코르와트 본관은 3층짜리 피라미드 형식 건물인데요. 지금 정면에 보이는 건물을 보시면 1층과 2층은 구분이 잘 안되는데, 가장 낮은 곳에 보이는 1층 지붕 위로 살짝 지붕 같은 게 하나 더 보일 겁니다. 거기가 2층이고요. 제일 위에 탑이 세워져있는 곳이 3층입니다. 저 1층으로 들어가면 또 잔디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자 여기서 정면에 있는 입구로 들어가지 않고 왼쪽 잔디밭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관광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나올 때 저 가운데 문으로 나오게 됩니다. 왼쪽으로 살짝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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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앙코르와트에서 건진 사진이 별로 없는데 그나마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입니다ㅎㅎ저기 가운데 탑이 보시는 대로 5개입니다. 그런데 정면에서 보면 뒤에 두 개가 가려져서 세 개만 보이는데요. 그 모습이 캄보디아 국기에도 그려져 있는 그 모습입니다. 정면에서 보이는 세 개의 탑은 왕, 국가, 종교를 의미한답니다. 그래서 캄보디아에서는 편지를 쓸 때도 가장 앞에 왕, 나라, 종교를 쓰고 시작한다고 하네요. 아무튼 이렇게 살짝 옆으로 오면 다섯 개의 탑이 전부 보이게 됩니다. 또 아래 쪽에 고여있는 물에 비친 것까지 총 열 개의 탑이 보입니다. 그래서 저 곳이 사진을 찍는 좋은 포인트가 됩니다.

  그리고 저기에서 니콘이나 캐논 카메라를 든 현지인들이 사진 찍어준다고 호객행위를 합니다. 바로 인화까지 해주고 1달러를 달라고 하는데 저는 3장 받았어요. 인화된 화질은 별로 좋진 않아요. 그냥 기념으로 남기는 정도입니다.

저 위치에서 계속 왼쪽으로 가면 기념품 시장이 있습니다.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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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입니다. 옷도 팔고 그림도 팔고 각종 기념품이나 음료를 팝니다. 오른쪽으로 플라스틱 의자가 있는데 실제로 보면 꽤 많이 줄지어 준비돼있습니다. 가이드가 저기 앉아서 쉬었다 가라고 계속 앉히는데 앉는 순간부터 상인들의 호객행위가 빗발칩니다. 아무래도 그러라고 그 자리로 유도한 거겠죠. 옷 종류는 대부분 2달러 달라고 하고 다른 것들은 대부분 1달러입니다. 전부 다 살 수는 없으니 적당히 거절해 가면서 사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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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편에서 본 모습입니다. 저는 그냥 코코넛이나 하나 먹겠다고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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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여성분이 칼인지 도끼인지 모를 무지막지한 칼로 턱! 턱! 썰어서 마실 수 있게 해줍니다. 드셔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원하지 않고 미지근합니다. 맛도 텁텁하달까 애매하죠. 저는 좋아하는 편이라 그냥저냥 잘 먹었는데, 새콤하거나 달콤한 맛을 기대하시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ㅎㅎ

 

자 이제 본격적으로 1층으로 들어가겠습니다.273aa73c8a1615013118e385148ad3b0_1475868278_7.jpg
  이것은 벽화인데 실제로 보면 더 깊게 새겨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시면 엄청 빼곡하게 조각이 된 게 보이시죠? 잘 보면 사람만 있는 게 아니고 원숭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쌍꺼풀이 짙은 사람들과 쌍꺼풀이 없고 변발같은 머리를 한 중국인도 있습니다. 엄청나게 디테일하다는 걸 알 수 있죠. 이 벽화는 역사 속에 나오는 큰 전쟁을 표현한 것인데 당시에 원숭이 왕과 협력하여 원숭이들까지 동원됐다고 하네요. 해상전에는 배가 나오고 그때 사용했던 악어도 표현돼 있습니다. 코끼리를 탄 장군과 대장군, 계급을 나타내는 우산의 갯수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길게 이어진 벽화를 따라 걸으면 그 순서대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런 것은 가이드가 없다면 자세히 알 수가 없죠. 가이드가 아주 자세히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저런 벽화가 앙코르와트에는 두 군데 있습니다. 조금 뒤에 그 반대편 벽화도 소개될 것입니다.

벽화가 엄청나게 디테일하다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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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시는 대로 엄청나게 깁니다. 제가 서있는 곳은 3분의 1 지점이기 때무에 사진에 보이는 것은 3분의 2정도입니다. 그리고 관광객과 비교해보면 높이도 상당히 높다는 걸 알 수 있죠. 앙코르와트는 규모가 아주 커서 대단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직접 가보면 디테일의 끝입니다. 진짜 제정신이 아닌 장식의 연속입니다. 앞으로 계속 해서 제가 강조하게 될 텐데 정말 너무너무 디테일한 장식들이 많습니다. 참고로 앙코르와트는 천년 전에 2만5천 명이 37년 간 지었다고 해요. 근데 제 생각에는 벽에 있는 장식 하나만 몇달 이상 걸릴 것 같은데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래서 전설처럼 신이 내려와서 지어주고 갔다는 얘기도 있다고 하네요. 저 큰 돌들을 옮겨서 넓고 크게 지은 것도 신기하고 그 안에다 빈틈없이 새겨 놓은 장식도 너무 신기합니다. 벽화 뿐 아니라 기둥 위쪽으로 이어진 장식도 보이시죠? 그리고 기둥을 보면 돌덩이 하나하나가 엄청 크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종교의 힘과 당시 왕의 힘이 어땠는지 상상이 됩니다. 진짜 미친 디테일이에요. 기겁할 정도로 장식이 디테일하게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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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게 앙코르와트 전반에 걸쳐 이어지는 장식인데요. 보시면 양쪽에 있는 여자들이 선녀상입니다. 선녀들은 1명 있는 것에서부터 5명까지 있어요. 얼굴과 가슴 부분이 반질반질한데 사람들이 많이 만져서 그렇겠죠. 가이드 말로는 한국 남자들이 다 저렇게 만든거라고 농담을 하는데 제가 한국 남자들 그렇지 않다고 반박해줬습니다. 물론 반박하면서 저도 만져봤습니다.ㅋㅋ그리고 가운데 창문에 원기둥으로 기둥들이 보이시죠? 그리고 안쪽에 보면 반대편도 원기둥 장식이 있습니다. 저 기둥도 하나하나 엄청 세세하게 깎아놨어요. 그리고 아래쪽으로 층층이 동그란 장식들이 죽 이어져 있죠. 그런데 이런 장식이 어느 한 곳에만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모든 곳이 저렇게 돼 있어요. 이걸 어떻게 이렇게 모든 곳에 다 해놨는지 정말 이해가 안돼요. 그래서 제가 계속 "미쳤다 미쳤어...도대체 어떻게 이런 걸...그리고 도대체 왜 지었을까?"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오더라구요. 가이드가 제 말 듣고 많이 웃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래요. 이걸 그 오래 전에 어떻게 만들어놨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보존이 된 것도 너무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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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다보니 원숭이도 한마리 놀고 있네요. 앙코르와트 쪽에도 원숭이가 있다고 하는데 많지는 않습니다. 바이요나원 가는 길에 밀림이 울창한데 그쪽에 원숭이가 많아요. 다음 바이욘 사원 편에서 원숭이 사진이 좀 있을 것 같네요. 저 원숭이 앞에서 음식 먹고 있으면 뺏어 먹고, 선그라스도 뺏어 쓴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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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좀 건너뛰어서 제가 서있는 곳이 3층이고 내려다보이는 저 바닥이 2층입니다. 보시면 바닥을 이루고 있는 돌덩이와 그 위에 늘어져 있는 돌덩이가 얼마나 큰지 보이시죠? 그리고 짓다 만 것 같은 기둥들도요. 역시 벽쪽으로는 창문 모양으로 장식이 대 있습니다. 그냥 비워놔도 될법한데 그냥 지나가는 곳이 없이 저렇게 장식으로 채워놨습니다. 2층도 엄청나게 넓고 큽니다. 지붕 위도 역시 투박하게나마 장식을 해놓은 것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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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층에서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입니다. 산이 없기 때문에 숲과 하늘이 만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 3층은 매일 개방되는 것이 아니고 한달에 며칠 안되게 개방이 된다고 해요. 저는 그런 걸 모르고 갔는데 운이 좋게 개방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위는 올라가는 인원을 100명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100명 올려보내고 내려오는 사람만큼 또 올려보냅니다. 참고로 아침 일찍이나 점심 직후에 가면 중국 관광객들이 단체로 몰려오기 때문에 오래 기다려야 한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점심 전이나 오후 2시 이후에 어중간하게 가는 게 좋다고 하네요.

  그리고 저 3층 올라가는 계단은 원래 돌계단인데 그 위로 철골과 나무판으로 보강을 해놨습니다. 그런데도 계단이 엄청나게 가팔라요. 올라갈 때 기어올라가라고 그렇게 만들었다네요. 왕과 신 앞에서 겸손하라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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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안보이겠지만 저 아래쪽은 원래 물이 채워져있는 연못입니다. 앙코르와트 내에 저런 연못이 총 12개가 있는데 3층에는 4개가 있습니다. 그리고 3층 연못은 왕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왕의 목욕탕이라고 불린다네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연못 테두리에 장식이 얼마나 깊고 디테일한지 아시겠죠? 굳이 저런 곳까지 저렇게 장식을 해놨다는 것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미쳤습니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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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층에 가면 멀리서만 보이던 탑을 가까이 볼 수 있습니다. 그 탑도 아름답게 장식돼 있어요. 현장에서 보이던 스케일과 아름다움이 다 담기지 않아 너무 아쉽습니다.

이제 다시 내려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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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남자분이 먼저 내려가려고 하고 있네요. 주변 경치도 보실 겸, 내려가는 계단이 얼마나 가파른지도 보실 겸 올린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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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거주춤하게 내려가는 관광객들이 보이시죠? 가운데에 나무로 보강이 되지 않은 돌계단이 원래 예전에 쓰이던 계단입니다. 아래 파라솔 아래에서 직원들이 올라가는 사람을 단속합니다. 아! 그리고 원래 앙코르와트 내에서는 복장 규정이 있는데요. 무릎 위의 반바지는 안된다고 하는데 어느정도 반바지는 그냥 넘어가줍니다. 그런데 특히 여자분들이 짧은 핫팬츠나 배가 보이는 옷은 단속 대상이에요. 저 유적지 내에서 몰래 노출이 심한 사진을 찍고 가는 경우가 많아서 규정이 강화됐다네요. 그런데 특히 저 3층 올라가는 곳에서 복장 단속어 더욱 엄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셔서 못 올라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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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1층으로 내려오면 반대 방향으로 관람을 합니다. 아까와는 반대편의 벽화입니다. 이번에는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전쟁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착한 신과 나쁜 신의 싸움이고 배신과 음모가 넘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물론 가이드가 들려줍니다. 병사들의 갑옷과 발 아래 아주 자잘한 장식 보이시죠? 미쳤구나 미쳤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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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아주 길게 벽화가 이어져 있습니다. 역시 이것도 전체 길이의 3분의 2정도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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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처럼 보이시나요?ㅎㅎ 바로 천장입니다. 천장인데 가로 세로 선이 있고 그 선이 교차하는 걸 볼 수 있죠. 바로 앙코르와트의 중심인 곳입니다. 가로 1.5km, 세로  1.3km의 중간이 됩니다. 그래서 저 아래에 가게 되면 관광객들이 바닥에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놓고 위를 향해서 단체샷을 찍습니다. 둥그렇게 모여서 얼굴과 천장이 나오게 말이죠. 저는 동영상으로만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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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려분이 관광객들에게 염불같은 것을 외면서 기도를 해주고 있네요. 이 사진의 포인트는 오른쪽에 앉아 있는 남자분인데요. 처음에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들으시다가 다리가 아프셨는지 한 쪽 다리를 바깥으로 내놓고 계시네요. 재밌는 장면인 것 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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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 벽에 햇빛이 멋지게 내리길래 찍어봤습니다. 제가 너무 얘기해서 지겨우시겠지만 저 불상장식과 아래 쪽에 섬세한 무늬 보이시죠? 진짜 보다보면 사람을 질리게 할 정도로 장식이 디테일하고 많습ㄴ다. 제가 대장님처럼 동영상으로 찍어 놓은 게 있는데 그 영상에서는 제가 걷는 내내 저런 장식들이 이어지는 장면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리고 앙코르와트 뿐만 아니라 바이욘사원, 바푸욘사원, 타프롬사원, 코끼리테라스, 멀리 있는 바콩사원 등 저런 건물 자체가 또 몇개씩 있어요. 아무래도 앙코르 제국의 수도인 큰 도시 하나가 그대로 보존돼 있으니까요. 그냥 지나가다 서있는 흔한 탑 하나하나가 다른 나라에서는 국보급일 거 같을 정도니까요. 굳이 꼭 보라고 추천하지 않는 지나치는 사원들도 숲 속에서 아주 신비롭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시간만 많았다면 그런 것들을 다 보고 왔을 텐데 너무나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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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마지막으로 앙코르와트에서 다정한 연인을 찍어봤습니다. 같이 찍은 사진을 다정하게 보고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뭐랄까 오랜 세월이 흘러도 누군가는 또 사랑을 하고 저렇게 사랑을 키워가고 하는 것은 변함이 없지 않을까. 오래된 유적지에서 현대의 남녀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함께하는 모습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진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연인 아래쪽과 뒤쪽, 옆쪽으로 역시 엄청난 장식은 말씀 안드려도 이제 보이시죠?ㅋㅋ 진짜 말도 안되는 디테일입니다.

 

그리고 앙코르와트에서 느낀 것이 이런 유적지 사진을 멋있게 찍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더군요. 제 눈에는 아주 멋지고 웅장한데 그게 사진에 제대로 담기는 게 잘 안되더군요. 아무리 찍어봐도 그냥 그저 그렇게만 찍히고 너무 아쉬웠습니다. 역시 많은 경험과 배움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튼 이렇게 해서 앙코르와트를 한바퀴 돌아봤습니다. 사진으로 보여드리지 못하는 스케일과 디테일이 더 많은데 아주 아쉽습니다. 역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은 직접 눈으로 봐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앙코르와트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꼭! 반드시 가서 직접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내가 기대하고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감동으로 보상받으실 거라 믿습니다.

 

다음에는 바이욘사원과 타프롬사원 및 그밖의 유적을 써보고 야시장인 유러피안 스트리트를 올려볼게요. 야시장은 짧은 거라 쉬어가는 느낌으로 먼저 해볼까 생각하고 있고요.

 

오늘도 역시 긴 글과 부족한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17 Comments
M NewDelphinus 2016.10.08 08:43  
사진도 너무 좋고 글도 잘 쓰시고 제가 직접 여행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네요..
추천을 안 할 수 가 없읍니다...잘 봤읍니다..
13 Kingkong 2016.10.08 18:23  
항상 좋게 봐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고, 또 더 정성들여 쓰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감사합니다^^
M 古九魔 2016.10.08 09:35  
왕콩님 긴글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정말 좋아요 ㅎㅎ
13 Kingkong 2016.10.08 18:23  
길어서 좀 걱정했는데 재밌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재밌다 이 말이 왜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네요 ㅎ
31 카제 2016.10.08 10:53  
유적지 와서 야한사진 몰래 찍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죠 ㅎㅎ;
재밌게 잘 봤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놀러가보고 싶네요^^
13 Kingkong 2016.10.08 18:25  
근데 그게 은근히 많다고 하더라구요. 상반신 누드 같은 거 구석에서 후딱 찍고 튀고요. 그리고 제가 갔을 때도 저위에 엄청 짧은 핫팬츠에 배꼽티 입고 남자친구가 사진 찍어주는 광경을 봤어요. 그래서 저렇게 입고 어떻게 들어왔나 했더니 그 시장에서 파는 큰 천같은 거를 배에서부터 치마처럼 두르고 나가더라구요. 그걸 보니까 더 심한 사람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ㅎ

축하합니다. 28 럭키 포인트를 받으셨습니다.

34 등대 2016.10.08 21:54  
울산에 친구가 생각 납니다.
글 쓰는걸 좋아 하는 친구가 있거던요.^^
여행에서 보고 느낀것을 쓰는것도 나중에 추억을 되돌릴때 엄청 좋을거 같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13 Kingkong 2016.10.09 01:15  
맞아요 그래서 저도 기록할 겸 하고 있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 문학동아리 회장하면서 글짓기 나가서 상 많이 탔습니다 ㅋㅋ글 쓰기 좋아하는 사람 말도 많고 그렇죠 ㅎㅎ
M 권학봉 2016.10.09 23:31  
와. 정말 흥미진진하게 잘 쓰셨네요.
읽어가면서 아.. 이건 이래서 그런건데.. 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앞으로 다시 앙코르와트에 가실땐 좀더 재미있으시라고 그냥 넘어가는게 좋겠습니다. ^^
사진도 좋고 글도 재미있어서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13 Kingkong 2016.10.10 04:43  
엇 대장님. 그부분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저도 그냥 느낀 대로 적겠다고 했지만 또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면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도 다시 재밌을 것 같습니다. 대장님께서 저보다 잘 아실테니 알려주시면 잘 배우겠습니다!
3 루메트리 2016.11.07 03:33  
혹시 카메라와 렌즈 어떤거 쓰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ㅎㅎ
13 Kingkong 2016.11.07 20:22  
아마 대부분이 sel18105g 렌즈일겁니다 ㅎㅎ아주 고급렌즈는 아니지만 소니 미러리스용으로 가격 대비 괜찮다고 생각해요 ㅎ
8 봄의향기 2017.02.20 21:24  
잘 보고 갑니다
색이 정말 선명하게 잘 찍으셧네요 ^^
12 바른역사 2017.06.13 19:12  
정말 사진과 글을 읽는 내내 캄보디아에 한번 꼭 가보고 싶은 맘이 들었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1 한쪽눈카메라 2017.06.21 14:21  
잘 보고 갑니다......부럽군요.....ㅠㅠ
크메르 루주 시절의 킬링필드라고 일컬어지는 대량 학살이 이루어졌던 캄보디아... 
20년 동안의 내전으로 고통 받은 국민들..  참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나라이지요.
1 엘리야 2018.07.15 14:00  
즐감합니다. 정말 멋지네요

축하합니다. 21 럭키 포인트를 받으셨습니다.